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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Story

[본머스 칼럼] 어학연수 6주차 결산

BigGun 2008. 5. 17. 07:27
영국에 총 44주간 있기로 했으니 벌써 어학연수의 10%가 지나갔다.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언제 44주가 다 지나가나 걱정이 됐었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갔으니 말이다. 물론 처음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더 빨리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정말 빠르다.

    최근 몇 년간 나의 삶의 여유없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모든 것이 이뤄졌다. 학생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인 이상의 스케쥴이 잡혀있었으며, 항상 나를 찾는 혹은 내가 찾는 단체에 소속 되어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해왔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말로 여자친구 사귈 시간이 없었다. 학기 중의 내 스케쥴을 적어본다면 인기 연예인 저리가라 할 정도로 숨막힐 정도였다. 그러다 이 한적한 영국 도시 본머스에 오게 되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하루 일상이 단순해지고 생각도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저녁 10시에 자는 군인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는 8시 45분에 정확히 시작하며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오후 4시에 학교를 마친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쉬다가 6시에 스포츠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한다. 8시 쯤에 돌아와서 그날 공부한 것을 복습하고 TV를 좀 보다보면 어느새 10시가 되어 있다. 한국하고 비교해봤을 때 너무나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이라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더욱 건강해졌고 활기차졌고 무엇보다도 행복하다. 가끔씩 우울한 영국 날씨가 생각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국의 가을 하늘 같이 맑고 푸른 본머스 하늘을 바라볼 때면 또 끝이 보이지 않는 본머스 바닷가를 볼 때면 이런 것이 진짜 사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린 사람이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라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나의 최근 경험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년간 군대에 있으면서 그 중 7개월은 아프가니스탄에 있었다. 한국에서 군생활 할 때는 대장 월급 줘도 안 아까울 정도로 몸이 부서지게 일을 했다. 내가 있는 동안 우리부대는 최우수 정보부대 상을 2회 수상했고, 내 상관들은 표창을 받았다. 군생활 1년을 마쳤을 때 군사 훈련 프로그램 제작센터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였다. 전역 후 3개의 대학 클럽의 회장이 되었다. 교회에서는 매주 특별한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프로그램 기획부터 제작까지 해야했다. 한학기 평균 3개의 발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대부분 내가 팀장이었다. 대학생 선교단체의 기획팀에 소속되어 각종 행사의 기획과 진행을 맡았다. 그러던 중에 10톤 덤프트럭에 치여서 차를 폐차시킬 정도의 교통사고를 겪었다. 이랬기 때문에 지금의 나의 생활이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다.

    이곳에 6주간 있었지만 매주 주제가 될만한 테마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지금부터는 지난 6주간을 회고하고자 한다.

1주차.  본머스 도착해서 이곳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 새 홈스테이 새 학교 새 동네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학교 수업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였고, 동네 위치 파악에 집중했다. 다행히 집에서 인터넷이 잘되어 한국과의 통화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2주차. 은행계좌를 만드는 것이 주효했다. 한국에서 돈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이곳 생활의 기본 도구가 은행계좌다. 한국 같으면 30분이면 해결 될 일을 3일 걸려서 해결하면서 영국식 문화에 익숙해졌다. 그러면서 본머스의 각종 유명한 가게를 돌아다녔다.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본머스 중심가를 지겹게 걸어다니며 탐색했다. 3주차. 핸드폰을 개통하고 생필품을 구입했다. 2주차까지 구입한 물건들이 가장 기초적인 것들이라면 3주차부터는 가치있는 것들이었다. 한국에서도 핸드폰 구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외국은 오죽하랴. 한국보다 훨씬 비싼 핸드폰 요금을 분석해가면서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것을 구입했다. 4주차. 새로운 집 구하기에 열중했다. 도저히 함께 살아갈 수 없는 홈스테이를 떠나기 위해 플랫 구하기에 매진했다. 정말 운 좋게도 훌륭한 플랫을 구하게 되어 이사 준비만 하면 되었다. 5주차. 처음해 보는 자취생활에 적응했다. 한국에서도 해보지 않은 자취를 외국에서 하자니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다. 먹을 것도 사 놓고 방도 이리저리 꾸며보았다. 6주차. 혼자 멋있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본머스 생활도 익숙해지고 학교도 재밌게 다니며 자취생활의 어려움도 없어졌다. 그래서 스포츠센터에 등록해서 수영과 에어로빅 운동을 시작했다. 이곳 생활을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블로그를 멋있게 꾸미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금까지는 정말 잘 지낸 것 같다. 앞으로 남은 38주 역시도 매주 테마가 있는 뜻깊은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6주간의 중간결산... 결론은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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