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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vering Europe

여행 전 여행 중 남긴 메모들

BigGun 2008. 8. 31. 05:44
여행 출발 7시간 전 남긴 메모

무슨 일이든 때가 있다고 한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정말 놀랍게도 우리과 동기 50%는 유럽으로 떠났었다. 그리고 나머지 30%는 유럽 외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 나는 일산에서 과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군대가기 전 마지막(?) 여름방학이라 고심끝에 중국을 갔다. 7박 8일 동안 정말 익사이팅한 추억을 만들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유럽에 대한 미련이 남았었다. 남들이 다 가본 유럽(최소한 주변 친구들) 왜 나는 못가봤을까. 정말 극적으로 모든 일은 일어난다. 미국으로 가려고 했던 어학연수는 극적으로 영국행이 되었고, 이제는 유럽을 이웃으로 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어학연수 44주 중 22주가 지났다. 벌써? 빠르게 지나간 것 같기도 하고 겨우? 엄청 느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어디론가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두 달 전부터 계획된 여행계획, 3번의 비행, 5번의 기차여행, 영국-프랑스-이탈리아를 잇는 장장 10박 11일의 대장정이 바로 내일 시작된다.

    사실 유럽에 있다 보니 여행에 대한 설레임이 전혀 없었다. 서울에서 부산 놀러가는 정도? 하지만 바로 내일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무척 설렌다. 이번 여행은 예전에 갔던 여행과는 사뭇 다르다. 짐도 별로 없다. 이번에는 캐리어 없이 정말 배낭 하나 매고 떠난다. 계획도 별로 없다. 발 닿는 곳에서 그 곳을 느끼고 사랑하려고 한다. 물가가 엄청 비싼 곳이다. 중국에서 아무때나 택시 타던 생각하면 큰 일 난다. 그래서 더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영국 이웃나라 프랑스, 유럽 역사의 근원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기회를 최대한 즐길 것이다. 여행 도중 간간히 인터넷을 할 수 있겠지만, 이곳을 찾은 지인들을 위해 가볍게 행선지를 남기고자 한다.

1일차 : 본머스 -> 런던 -> 프랑스 파리 : 도버 해협을 건너다
2일차 : 프랑스에서 둘째날 : 파리 한 가운데서 자유를 외치다
3일차 : 프랑스에서 셋째날 : 베르샤유 장미를 만지다
4일차 : 프랑스에서 넷째날 : 역사와 예술을 느끼다
5일차 : 프랑스 파리 -> 이탈리아 베니스 : 수중 도시를 만나다
6일차 : 베니스에서 둘째날 : 베니스 영화제를 즐기다
7일차 : 이탈리아 베니스 -> 로마 : 역사의 현장에 도착하다
8일차 : 로마에서 둘째날 : 이탈리아 남부와 사랑에 빠지다
9일차 : 로마에서 셋빼날 : 바티칸을 탐험하다
10일차 : 이탈리아 로마 -> 피렌체 : 냉정과 열정 그 한가운데 서다
11일차 : 피렌체에서 둘째날 : 친퀘테레 다섯 마을을 걷다
12일차 : 이탈리아 피렌체 -> 피사 -> 영국 런던 -> 본머스 : 역사를 거슬러 오다

여행 4일차 파리에서 남긴 메모

여기는 프랑스 파리. 벌써 파리에서의 넷째날이 되었다. 파리에서는 5일을 머무는데 사실상 내일 아침에는 일찍 공항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오기 전에 많은 설렘과 걱정으로 파리에서의 생활을 상상해 왔는데 막상 와보니 "그냥 부딪치면 되는구나"가 정답이었다. 물론 사전에 계획한 대로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과 가이드북과 지도에서는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것들을 너무나 자주 만났기 때문이다. 나중에 유럽여행을 정리하려고 하면 며칠이 걸릴 것 같아, 짧은 메모를 남겨두고자 한다.

    첫째날은 숙소에 도착해서 유람선을 타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쳤다. 일행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업무차 출장오신 30대 직장인 형과 함께 이동했다. 같은 숙소에 묵었기 때문이다. 그 형은 그 날 밤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시간이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했다. 가장 감사했던 것은 뮤지엄 패스 4일권을 넘겨주셨다는 것. 하루 남은 것이었는데 다음 날 개선문을 올라가는데 아주 유용했다. 유람선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카페에 들러 차를 마셨는데, 와우! 역시 유럽 물가로구나. 그래도 파리에서의 첫날이니까 하고 낭만적인 파리의 길가에서 핫초코를 들이켰다. 감사하게도 이것 역시 형이 계산했다.

    둘째날은 본격적은 파리 투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에펠탑으로 향했다. 하지만 에펠탑 오픈 시간이 늦어져서 개선문으로 이동. 상젤리제 거리, 콩코드르 광장, 전쟁 기념관을 지나 간단히 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에펠탑으로 갔다. 위에 코스가 가벼워 보이지만 대략 10km가 넘는 거리라서 엄청나게 걸었다. 다행히 친절한 파리 시민들 덕분에 길 잃어버렸을 때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에펠탑 보고 나서 몽마르트 언덕으로 이동, 시간을 보낸 뒤 숙소로 들어와 저녁을 먹었다. 너무 힘들어서 쉬려고 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숙소 근처에 있는 오페라 까지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셋째날은 뮤지엄 패스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오늘도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베르사이유 궁전으로 향했다. 영상으로만 보던 베르사이유를 직접 보게 되니 감회가 남달랐다. 이어 이동한 것은 라 데팡스, 차없는 도시를 형상화 한 곳인데 한국으로 치면 서울 삼성역 주변에 차가 안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어제 문을 닫아서 못 들어간 로뎅 미술관과 전쟁 기념관을 가서 열심히 감상을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RER을 탔는데 워낙 여러 노선이 뻗어있는 터라 집까지 오는데 무려 2번이나 열차를 잘못 타서 계속 갈아타느라 정신이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몽파르타스 타워에 올라가서 파리의 야경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과일 칵테일을 한 잔 했다. 비가 오긴 했지만 낭만적인 하루였다.

    넷째날, 오늘은 본격적으로 미술관과 박물관을 탐방하는 날이다.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다. 너무 많이 걸어다녀서 발이 아픈데 오늘은 지금까지 걸은 것 그 이상을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다는게 좋은 것 이 때문 아닐
까. 어서 준비를 하고 오르세 미술관에 가야겠다.

여행 5일차 베니스에서 남긴 메모

지금 여기는 이탈리아 베니스. 물의 도시 베니스다. 베니스는 한글 타자연습에서 '베네치아 구하기' 게임을 하면서 처음 알게된 이후로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현재는 베니스 주변을 배로 3번 돈 상태인, 나름 베니스를 탐험한 사람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나는 배 타는 것을 참 좋아한다. 워낙 육지에서만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베니스에 도착하자마자 수상버스를 3번 갈아타면서 베니스를 샅샅히 파해쳤으니 말이다.

    오늘 느낀점은 여행은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에서도 그랬지만 베니스에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물론 이들의 문화와 풍물이 다 뛰어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와 다른 것을 알게된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단적인 예로, 베니스에 도착해보니 왜 롤플레잉 게임의 도시와 건물 모양이 꼭 그래야만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큰 섬과 작은 섬이 작은 다리로 이어져 있고 그 사이로는 수로가 흐르는 모습은 WOW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게다가 수로 옆에서 느긋하게 낚시를 즐기고 있는 베니스 사람들의 모습 역시도 게임 속에서는 낯선 장면이 아니다. 게임 개발자는 베니스에 꼭 와봤을 것이다.

    베니스에서는 내일까지 관광을 하고 밤 기차를 타고 로마로 이동할 예정이다. 지금은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 특별한 행사 없이 영화 상영만 있다고 한다. 영화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영화제 때문에 몰려온 관광객만 원망스러울 뿐이다. 그래도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과 이 아름다운 광경을 함께 나눠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당장 오늘 저녁은 숙소에서 제공하는 야경투어를 나갈 것이고 내일은 베니스 본 섬을 중심으로 보고 주변에 있는 부라노, 무라노, 리도 섬을 돌려고 한다.

    베니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몇 가지 팁을 남겨 보겠다.(나중에 다 남기려면 기억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저가항공으로 베니스 마르코폴로 공항으로 들어올 것이라면 오른편 자리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하늘 위에서 베니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저가항공은 지정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자리 잡을 때 서두르면 된다. 수상버스 티켓은 반드시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티켓을 살 때는 본인이 머무는 시간을 커버할 수 있는 티켓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나 같은 경우는 36시간 정도를 머물기 때문에 36시간권을 샀는데 가격은 21유로다. 물론 비싸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걸어다는 것만으로는 베니스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없다. 사실 골목골목을 걷다보니 유럽 여러 나라와 그다지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골목에 있는 수로 물은 더러울 뿐이고 간간히 다니는 곤도라 탄 사람을 부럽게 쳐다볼 뿐이다. 시간권을 추천하는 이유는 한 번 타는데 6유로 이기 때문이다. 나는 벌써 3번 탔으니 한 번만 더 타도 본전을 뽑은 셈이다. 그리고 카드를 사서 사용법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시간권 티켓은 한국의 버스카드 같이 생겼다.(다만 종이재질이다) 가이드에 나오는 수상버스 타는 곳 사진은 복잡해 보이는데 실상 와보면 마치 지하철 같이 깔끔하고 찾기 쉽게 되어 있어서 탑승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 선착장 입구에 카드 리더기가 있는데 여기에 시간권을 갖다 대면 된다.

    그럼 이제는 좀 씻고 야경투어 나갈 채비를 해야겠다. 베니스의 야경이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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