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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여행] New York City 여행을 시작하며

BigGun 2018. 4. 16. 06:08

이 글은 MBA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에 오게 된 미국여행 초보 30대 싱글남이 좌출우돌 하면서 경험한 미국 여행기입니다. 그렇다고 여행 일자무식은 아니고 지금까지 15개국 정도 여행을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탐험하며 느끼고 배운 것 중에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이 글을 남깁니다.


미국에 2년 정도 있으면서 나름대로 미국에서 여행지로 유명한 여러 곳을 다녀왔다. 나는 여행을 가면 그곳에서의 느낌, 분위기를 머릿 속에 시간을 들여서 남기는 스타일이라, 또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지가 별로라는 것이 아니라 머릿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다시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잘 아는 곳이라 할지라도 누구와 함께 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20살 이후로 국내, 해외 여행을 줄 곳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지금은 사정상 대개 혼자 여행을 많이 하고 있는데, 나중에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많다.


뉴욕은 두 가지 카테고리에 모두 포함되는 곳이었다. 아주 드물게도 또 한 번 가고 싶은 곳이었고, 혼자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이 많은 곳이기도 했다. 작년 여름방학이 미국 여행의 정수였는데, 뉴욕에 가보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웠다. 중학교 때 부터 친구들한테 나는 뉴요커 같은 삶을 살겠다고 얘기하곤 했는데 정작 뉴욕에 한 번도 못 가본 것이었다. 심지어 미국에 온지 1년이 넘은 시점에 말이다. 그렇게 뉴욕 방문을 미적된 이슈는 내 여행 취향이 대도시 방문 보다는 역사가 있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가고 싶어하고 추천하는 곳이지만 막상 가려고 할 때 마다 발이 떨어지지 않았었다.


그러다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살고 계시는 지인분이 집에 초대를 해주셔서 큰 마음 먹고 운전을 해서 컬럼버스에서 그곳까지 갔고 필라델피아에 간 김에 뉴욕까지 가기로 했다. 필라델피아에서 뉴욕은 차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 그리고 운전을 안하더라도 뉴욕으로 가는 기차와 버스편도 여럿 있어서 여행을 가기가 수월하다. 지인분께 여행의 여러 팁을 전수 받은 뒤 2박 3일간 처음으로 뉴욕을 둘러봤다. 첫 날에 비가 와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첫 여행 치고는 엑기스 위주로 쏠쏠하게 구경을 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뉴욕은 2박 3일 만의 그 매력을 다 느끼기에는 정말 크고 넓은 도시였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이고 미국의 중심이 뉴욕이니 말 다했다. 그래서 여느 도시와 달리 한 번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라, 친구의 제안으로 주말을 이용해서 3박 4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이 친구는 이미 뉴욕에 3번 정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여행객들이 도장찍 듯이 가는 곳을 다니기 보다는 그 동안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해보고 싶어했다. 나 역시도 첫 여행에서 대충 뉴욕, 특히 맨하탄을 훑어 보았기 때문에 두 번째 여행에서는 겹치지 않고 신선한 코스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잠깐만!! 미국상식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New York' 이라고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뉴욕시(New York City)이 아닌 미국 50개 주 중의 하나인 뉴욕 주(State of New York)를 의미한다. 뉴욕이 뉴욕주에 속한 도시이긴 하지만 뉴욕시를 언급할 때 NYC 대신 NY 라고만 한다면 상대방이 오해를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예가 워싱턴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미국 사람한테 얘기할 때는 Washington D.C. 라고 해야한다. Washington 이라고만 하면 워싱턴 주(State of Washington)을 지칭하는 것이다. 아니면 D.C. 라고 해도 된다. 참고로 워싱턴 주는 어디에 있을까? 미국 서부 최북단에 위치한 시애틀이 속한 주가 바로 워싱턴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여행기에서 가장 주의해서 봐야할 것이 1, 2년 정도 여행하고 쓴 사람들의 글이다. 그런 면에서 내가 쓰고 있는 글은 아주 위험(?)하다. 뉴욕에서 수 십년간 살고 계신 한인 분들이 내가 쓴 여행기를 보면 피식하고 웃을 수도 있고 그것보다 더 좋은 곳도 있는데 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서울 여행 전문가가 아니 듯이 거주의 기간이 좋은 여행기의 핵심 사항은 아니다. 사람의 취향이 다양한 것 처럼 똑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느끼는 감동은 천차만별이고, 누구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다른 이에게는 괜히 가서 시간만 버렸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보편적으로 여행객이라면 가보고 싶어하고 궁금해하는 사항을 중심으로 써보려고 한다. 내가 여행을 가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것들이, 지금 뉴욕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뉴욕, 며칠이면 될까?

앞서 첫 여행은 2박 3일, 두 번째 여행은 3박 4일로 다녀왔다고 했다. 그런데 빠뜨리지 말아야 할 사항은 내가 운전을 해서 갔다는 점이다. 위에 있는 지도를 자세히 보면 우측 상단 쪽에 파란점이 하나 찍혀있다. 이곳이 내가 살고 있는 오하이오주 컬럼버스다. 컬럼버스에서 뉴욕까지 운전을 해서 가면 순수 운전시간만 8시 30분 정도가 걸린다. 물론 이것은 교통정체가 전혀 없다는 가정이다. 중간에 주유하고, 식사하고, 교통정체를 경험하게 되면 대략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다행히 첫 여행 때는 이미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오는 때만 운전을 많이 했지만, 두 번째 여행은 첫 날과 마지막 날에 운전만 하고 끝났다. 결론적으로 첫 여행에서 2일, 두 번째 여행에서 2일 총 4일만 순수하게 뉴욕 여행을 한 셈이다. 지금으로서는 (최소한 한동안은) 더 이상 뉴욕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4일 정도로 뉴욕을 충분히 경험을 했다. 그렇다면 4일 동안 어떤 곳을 둘러봤을까.


[1일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ET),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2일차] 9.11테러 기념공원, 원월드 타워, 뉴욕 유람선, 월스트리트,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

[3일차] 하이라인, 첼시마켓, 뮤지컬 관람 (2), 록펠러 센터, 한인타운

[4일차] UN 본부, DUMBO, 브루클린 브릿지, 월스트리트 (2), 울프강 스테이크, 재즈바


아마 뉴욕여행을 계획하면서 위시리스트를 만들었다면 위에 있는 장소와 겹치는 것이 많을 것이다. 내가 뉴욕에 더 많이 여행을 가고 오랫동안 살았더라면 현지인들만 아는 멋진 장소를 소개했을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뉴욕여행 초보였기에 일반적으로 유명한 곳 위주로 다녀왔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주로 맨하탄 지역에서만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고 영화나 TV에 주로 등장하는 곳이 맨하탄이긴 하지만, 뉴욕은 맨하탄 이외에도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태튼아일랜드 등 총 5개 자치구로 나뉘어져 있다. 맨하탄만 실컨 둘러보고 뉴욕을 다 봤다고 하는 것은 마치 광하문과 명동 일대만 둘러보고 서울을 다 봤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만약 진정한 뉴욕 탐험을 해보고자 맨하탄 이외의 지구의 방문을 계획한다면 한 지구당 최소 반나절 정도는 추가를 해야 할 듯 싶다. 두 번째 여행에서 그나마 브룩클린을 잠깐 둘러봤는데 맨하탄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한 두 시간 만에 둘러보는 곳은 불가능 하므로 몇 시간 정도 둘러보고 그 지역의 맛집에서 식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일정을 짜면 좋을 것 같다.


뉴욕, 어떻게 움직이지?

미국에서는 차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90%는 맞는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컬럼버스도 규모 측면에서는 미국 20위 안에 드는 곳인데 버스가 30분에 한 대씩 오는 수준이고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도 없다. 말 그대로 차가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미국하면 떠올리는 대도시들 뉴욕, 워싱컨, 시카고, LA 등은 차가 없더라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게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일반적인 도시는 대중교통 수요가 적어서 배차 시간이 길고 이로 인해 이용객이 더 줄어드는 실정이지만 대도시는 서울과 같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 잘 유지되고 있다.  


뉴욕 지하철 노선도


내가 비록 차를 가지고 뉴욕에 갔지만 뉴욕에서 운전을 한적은 없다. 일단 주차를 하고 나서 체크인을 한 뒤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야 다시 차를 몰았을 뿐이다. 그 사이에는 주로 지하철을 타고 여행을 했다. 뉴욕 지하철은 더럽고 위험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타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것은 과한 걱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솔직히 한국 지하철과 비교해보면 엄청 더럽고 후지긴 했다. 지하철 선로에 쓰레기 버려져있고, 퀘퀘한 냄새도 나고, 지하철도 엄청 오래되서 고장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뉴욕 곳곳을 연결시켜주는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지하철은 뉴욕 교통시스템의 중심에 있다. 지하철이 무서워서 못 타겠다는 말은 미국은 총기허용이 되서 무서워서 못 다니겠다는 말과 비슷한 뉘앙스다. 지하철 이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그런데 지하철이 위험하니 웬만한 대도시에 있는 시티투어버스(빨간 색깔의 2층 버스)를 선택하려는 분들도 상당하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완전 비추다. 시티투어버스를 타는 이유는 주요 관광지에 정차하기 때문에 길 잃어 버릴 걱정이 없고, 1일권을 끊으면 마음대로 내렸다 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게다가 뻥 뚫려있는 2층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날씨가 아주 좋을 때는 택하지 않은 이상 무척 덥거나 엄청 춥거나 혹은 눈, 비가 오는 경우 2층에 앉는 것이 곤욕이다. 더 문제는 가격이다. 회사나 할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개 가격이 30불 정도다. 



뉴욕에 오기 전 여행계획을 짜면서 아마 시티버스도 알아보고 어디에 정차하는지 자세히 찾아보고는, 미리 예약을 하면 할인까지 해준다니 올타구나 결재를 해버릴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맨하탄에 들어와 보면 그다지 버스를 탈 일이 없다. 마치 광하문에서 관광을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시청으로 넘어가고 명동에 이르러 남산타워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처럼, 맨하탄 안에서는 가까운 거리는 걷는게 시간도 절약하고 편하게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다 명동에서 남산타워를 올라갈 때 버스를 타는 것처럼, 맨하탄에서 멀리 움직여야 할 때는 지하철을 타면 되는 것이다. 막상 뉴욕에 와보면 투어버스를 타는 사람은 별로 없고, 오히려 투어버스 티켓을 파려는 판매원이 많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타임스퀘어와 같이 주요 관광지에는 커다란 광고판을 매고 티켓을 파려는 흑인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렇게 까지 수 많은 판매원을 두고 있다는 말은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타는 사람이 의외로 별로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예전에 나혼자 산다에서 뉴욕편을 보여주면서 좌석이 전부 옆으로 되어있고 버스 한쪽 측면이 전면 유리로 된 버스를 보여준 적이 있다. 나도 여행을 하면서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으로 봐서는 재밌어 보였다. 가격을 찾아보니 60불 정도.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만약에 버스를 타고 뉴욕 시내를 제대로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이라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티투어버스를 타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인 것 같다. 그런데 며칠 뉴욕 여행을 해본 입장에서 보면 뉴욕이 생각보다 크지 않고, 발로 돌아다니기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다음편에서는 뉴욕 숙소 선택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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