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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재발견] 캔터버리(Canterbury) & 리즈 캐슬(Leeds Castle)에서의 하루 본문

UK Story/영국의 재발견

[영국의 재발견] 캔터버리(Canterbury) & 리즈 캐슬(Leeds Castle)에서의 하루

BigGun 2008. 12. 7. 21:32
사실 이 글을 쓰려고 시작한 것은 6월이다. 벌써 6개월 전쯤이다. 하지만 영국 생활이 익숙해 지면서 초창기 블로그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던 것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구글에서 배신을 해주는 바람에 한동안 글쓰기를 중단했다. 글을 쓰려고 했으니 일단 사진은 올라왔던 상황이었고 언젠가는 글을 올리리라 하는 생각만 하고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가 며칠전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을 확인해 보니까 요즘 영국 날씨와 오버랩이 되면서 '그 때가 참 좋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호러블'한 영국 날씨와 비교해 봤을 때 6월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는지 이제서야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때도 영국의 겨울 날씨에 대한 경고를 익히 듣고 있던 터라 좋은 시절 다 지나가기 전에 영국의 곳곳을 여행하기로 했다. 영국 하루 여행하는데는 차 없이는 정말 불편하고 돈도 많이 든다. 일단 교통비가 엄청나니까 말이다. 그래서 유학생들의 동반자 UKStury.com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지금 계산해 보니까 총 8, 9번 정도 익스커션을 다녀왔던 것 같다. 지난 여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익스커션 때문이었다. 왠만큼 본머스 주변을 다 돌아다녔다고 생각했을 때 문득 신청한 곳이 캔터버리와 리즈 캐슬이었다. 어디있는지도 잘 모르고 뭐가 있는지도 몰랐지만 생소한 이름과 '캐슬' 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흥미를 느껴 이곳에 가기로 결심했다. 날은 2008년 6월 22일 일요일, 날은 정말 눈물 나게 아름다웠고, 더 눈물 나게 나 혼자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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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캐슬. 바로 이 곳이 리즈 캐슬이었다. 캔터버리 외곽에 위치한 이 성은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깊은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성의 크기는 작았다. 내 머리 속에 성은 어마어마하게 큰, 그리고 주변을 둘러치는 높은 성벽을 가졌어야 했는데 리즈는 좀 큰 대저택 정도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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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으로 들어가는 문. 흥미로운 관람을 위해서인지 입구로 가기 위해서는 빙빙 돌아서 지하로 내려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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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지키는 기사. 이 정도 전시물을 보니까 성에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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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8세. 영국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혹은 영국 사람과 영국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헨리 8세 대한 이야기가 꼭 빠지지 않는다. 결혼을 6번 했고, 그 중 두 명의 부인을 참수 시킨 괴짜 왕이다. 그의 흔적은 영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이 성 역시도 그의 별장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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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빛깔 장미. 이 날 리즈 캐슬에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정원 페스티벌 정도로 번역되는 이 행사는 각종 정원 관련 물품 전시 및 정보 교류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영국 사람들은 앞마당이 아닌 뒷마당에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는 것이 취미다. 이 행사를 빛내기 위해 장미재배협회에서 특별히 리즈 캐슬에 어울리는 꽃꽃이를 해주었다. 그 중 이 장미가 압권.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여러가지 색이 한 꽃봉우리에 표현되었다. 실제로 보면 더 아름답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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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할 때는 셀카. 예전에는 셀카 찍는게 참 추해보였는데, 어떻게 하랴.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과 나를 일치시키고 싶었다. 이 사진을 얻기 위해 무려 10장을 찍어야만 했다. 주변에 지나가는 외국인들의 따가운 시선은 덤으로 얻는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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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캐슬 정원. 익스커션으로 와서 몰랐는데 사실 리즈 캐스 입장료는 상당했다. 한국돈으로 3만원 정도. 그러다 보니 딸랑 성 하나만으로는 부족함이 있었다. 성 주변에 볼거리가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 성 관람은 30분이면 족했고, 그 뒷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가 보니 아름다운 정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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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같은 구름. 이 날 날씨는 정말 최고였다. 영국에서 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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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를 정복하고 난 뒤. 리즈 캐슬 볼거리 중에 하나는 메이즈, 즉 정원 미로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나름 난이도 있는 미로라서 중앙에 있는 성을 찾는데 한참 걸렸다. 온길 또 가고 입구로 빠져 나오고, 하지만 보람있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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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지하. 메이즈의 전설에 의하면 옛날에 괴물을 잡아두기 위한 목적으로 미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괴물이 도망가지 못하게 말이다. 메이지 중앙 탑에 도달하면 나가는 출구가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한국 귀신의 집 못지 않은 공포를 주고 있었다. 시컴한 동굴과 괴물의 비명 소리. 오랜만에 느껴보는 스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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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새. 어디까지가 몸이고 어디부터가 꼬리일까. 리즈 캐슬 주변에는 이런 신기한 새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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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새.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진귀한 새가 새장도 없이 자유롭게 날라다닌 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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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책사 제작용 작업대. 이것을 보고 아하 하는 생각이 들정도 멋진 아이템이었다. 이게 뭐냐 하면 입구에서 구입한 기념 책자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장치다. 잉크로 찍는 것은 아니고, 어렸을 때 동전 위에 종이 올려놓고 연필로 문질러서 동전 모양 나오게 한 것처럼, 잠자리 같이 생긴 곤충의 모양이 책에 찍히게 한 것이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광대한 리즈 캐슬과 정원을 어린이들에게 신선하게 소개하기 위해 성 주변 곳곳에 이런 장치를 설치해 두었다. 기념 책자에는 성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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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페스티벌. 멀리서 봤을 때는 대단해 보였는데 실제로 가니까 초라한 동네 장터 같은 축제였다. 각종 정원 관리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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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버리로 들어가는 길. 사실 이 익스커션은 리즈 캐슬이 주인공이고 캔터버리는 똘마니였다. 캔터버리에는 정말 볼게 없었다. 차를 캔터버리 역 앞에 주차시키고 도시로 들어가기 위해서 고속도로 위에 나있는 다리를 건너야 했다. 옛 성벽이 관광객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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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버리 대성당. 영국 국교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성당이다. '신의 집', '천국으로 가는 문' 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사실 캔터버리에 이 성당이 없었다면 말 그대로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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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내부.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 장식이 눈에 띄었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본당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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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울리는 탑. 21세기가 되었지만 종탑에서는 계속 종이 울린다. 종이 막 울리는 이유는 예배시간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라고 한다. 성당 안쪽 마당에서 바라본 성당 탑이 신비롭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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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쏠린 집. 성당을 보고 난 뒤 할 일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출발시간 까지는 2시간이 넘게 남았다. 점심도 못 먹어서 배고픈 몸을 이끌고 식당을 찾던 차 이상한 길에 들어서게 됐는데 우연히 이 건물을 봤다. 이 도시에서 성당 다음으로 특별한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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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 옛터. 앞서 말한 헨리 8세는 영국 카톨릭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인물이다. 그가 첫 째 부인과 이혼하려고 했을 때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교리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포악한 헨리 8세는 카톨릭을 버리고 영국 국교회를 만들어 재혼에 성공한다. 이 수도원은 원래 카톨릭 수도원이었는데 헨리 8세의 명령에 의해 문을 닫게 된 뒤 이렇게 잔해만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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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버리 옛 성. 화려한 성당과는 대비되게 캔터버리 성은 말 그대로 흔적만 남아 있었다. 입장료가 없는 것이 고마웠지만. 출발하기 전까지 성의 잔해를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리즈 캐슬은 영국에 있으면 꼭 가볼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익스커션 특성상 2시간 밖에 있지 못한게 정말 아쉬울 뿐이다. 만약 이곳에 가게 된다면 친구나 연인과 함께 가야할 것이다. 도시락도 챙겨서. 겨울에는 비추천이고 5, 6월 여름이 되기 전에 가보는 것이 좋다. 요즘 영국의 7, 8월은 여름이라기 보다는 재난에 가까운 날씨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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