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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Story/영국의 재발견

[영국의 재발견] 로마 목욕탕(The Roman Baths in Bath) 방문기

BigGun 2008. 5. 23. 03:09
지난 스톤헨지 & 바스 익스커션 글에서 빼먹은 곳이 로만 바스 한국말로 로마 목욕탕이다. 아마 아직 스톤헨지 & 바스 익스커션을 가보지 않은 많은 분들이 있을텐데 로만 바스는 "Must Go" 해야한다. 스톤헨지에 대한 환상이 있겠지만 실상 가보게 되면 기대한 만큼의 실망을 하게 될 것이고 바스에 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로만 바스 때문이다. 바스는 Bath 영어 단어 '목욕탕'과 동일한 도시 이름을 가졌다. 사실은 영단어 Bath는 바로 이 곳 바스 때문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기원전 860년에 켈트 왕 블래더드가 왕자였을 때 문둥병에 걸려서 왕국에서 쫒겨나 이곳에 오게 되었다. 예전에 바스는 아무것도 없는 빈터였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돼지를 기르면서 살았다. 어느날 돼지가 연못에 빠져서 구하려고 물에 들어갔더니 물이 따뜻했고 병이 씻은 듯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 후 블래더드는 이 연못을 온천으로 만들고 자신의 이름을 붙였는데 후에 Bath로 변경이 되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앞서 사진에서 본 것처럼 유럽풍의 도시구경도 할 만하겠지만, 최고는 로마 목욕탕이다. 아쉬운 점은 익스커션 이용시 추가요금을 내야 하는데 8파운드 한국돈으로 만 6천원이다. 하지만 목욕탕에서 목욕하는 것도 아니고 구경만 하는데 왜이렇게 비싸지 하면서 안 들어가면 정말 후회한다. 일단 그냥 유럽여행 하면서 들어가려면 11파운드고 학생할인 받아도 거의 9파운드이다. 무엇보다도 로마 목욕탕에 안 들어가면 이번 익스커션을 이용한 의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에 한 번 다녀갔고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추억을 만들 생각이었다면 말은 달라진다.

    스톤헨지 때도 그랬지만 입장료의 가치를 높이려는 듯 보이스 가이드 기계를 받았다. 성우가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까지 열심히 녹음했지만 한국말도 아닌 영어로 역사를 듣는다는데 쉽지만은... 입구를 들어갈 때부터 느끼겠지만 박물관 자체는 상당히 럭셔리한 인테리어이고 혹시라도 비싼 입장료 내고 괜히 들어왔다고 하는 사람 있을까봐 볼거리 풍부하게 꾸며 놓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로마 목욕탕 박물관 자체가 옛터 그 대로 보존된 곳이라는 것이다. 물론 많은 부분이 사라졌지만 옛터를 최대한 복원하여 마치 로마시대 목욕탕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우리도 배워야할 부분인 것 같다.

그럼 이제 사진을 통해 로마 목욕탕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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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간단히 먹고 로마 목욕탕에 가기 전에 못봤던 곳을 찾아다녔다. 마치 RPG에서 길 찾는 기분이었다. 이 때 부터는 정말 아쉽게도 사진 배터리가 다 나가는 통에 이곳에서 만난 한국형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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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강가의 모습. 베네치아는 가보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곳일 것 같다. 앞으로 등장하는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찍은 것을 나중에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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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 로마 목욕탕 방문기를 쓸 수 있게 도와준 형이다. 나보다 3주 정도 있다가 왔을 것이다. 사진에 등장하는 커다란 문은 바스 대성당 정문이다. 물론 실제로 사람들이 출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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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목욕탕 간판. 물론 나중에 수정한 것이겠지만 천년도 더 되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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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정문은 의외로 작은 문이다. 우리 팀 말고도 각 도시에서 도착한 단체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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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입구. 이곳은 표를 사는 곳인데, 바깥 생김새 보다도 훨씬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오른쪽은 일반출입구라 줄을 오래 섰지만 왼쪽은 단체출입구라 한 번에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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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자 보이는 광경이다. 창문 밖에는 목욕탕의 메인 탕이 모인다. 듣고 있는 것은 보이스 가이드. 뭔 말인가 조심스럽게 듣고 있는 사이에 사진에 찍혔다. 약간 비싼 듯한 로만 바스의 입장료이지만, 그래서 인지 몰라도 보이스 가이드는 모든 입장객에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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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목욕탕의 옛 모습 복원도이다. 이곳은 목욕탕의 기능 뿐만 아니라 신전 기능도 했다. 온천에서 병도 낫는다고 했으니 사람들이 신성스럽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목욕탕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신전을 통과해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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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 그대로 보존 된 로마 목욕탕. 사진에 보이는 돌들은 로마시대의 것들이다.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여 관광객들이 과거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것은 LCD 모니터인데, 정말 공을 들인 3D 입체영상이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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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본 조감 모형의 내부 모습. 지붕을 걷어내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중앙에 회색으로 된 곳이 메인 탕이다. 로마 말기에는 혼탕이 유행했다고 했지만 이 때는 아니었다. 메인 탕(사진 중앙의 회색 부분)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여탕 왼쪽은 남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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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흐르는 온천수. 흐르는 물 가까이에 가면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아주 펄펄 끊는 수준은 아니다. 유황 냄새가 나기도 하고 물에서 뽀글뽀글 방울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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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물 수로. 이 수로를 따라 메인 탕, 남탕, 여탕으로 온천수가 이동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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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도 안 되서 다 구경할 줄 알았는데 1시간이 넘도록 다 구경을 하지를 못했다. 중간에 지쳐서 앉았다. 내 앞쪽에 온천수가 흐르는 수로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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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탕 앞에서. 메인 탕을 2층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안내인의 말에 의하면 물에 손을 대면 피부병에 걸릴 정도로 매우 더럽다고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이곳에서 로마사람들이 목욕을 즐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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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럽 가이드 북을 보더라도 로마 목욕탕을 설명할 때 꼭 등장하는 사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은 매우 더럽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물 속에 손을 집어 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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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메인 탕을 바라보고 있는 조각상들. 조각상의 모습은 로마 군인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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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탕의 메인 탕. 여탕은 물이 말랐는데 남탕은 아직도 물이 흐르는 메인 탕이 남아 있었다. 모든 유적지가 그렇듯 사람들은 연못 같은 것만 보면 동전을 던지는 습관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메인 탕 안에도 엄청난 동전이 보였는데, 한 번도 주운 적이 없는 듯 하였다. 재밌는 점은 3차원 영상은 아니지만 2차원으로 온천 벽에 사람들이 목욕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실제 사람처럼 만든 컴퓨터 인간들이 자연스럽게 목욕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3차원 홀로그래픽을 통해 벽이 아닌 메인 탕 중간에서 움직이는 영상을 볼 수 있을 수도 있겠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해서 1시간 30분 정도 밖에 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역시 목욕탕 끝에는 기념품 상점이 있어서 돌아가는 이들의 지갑을 열게했다. 가난한 학생이라 비싼 것은 못사고 엽서 몇 장을 샀는데 나중에 한국으로 보낼 생각이다. 그나 저나 로마 목욕탕을 보고 나니 한국의 찜질방이 왜 이리 그립던지. 뜨거운 탕 안에 들어가 땀을 흠뻑 흘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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