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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Gun's Blog
[본머스 칼럼] 영국의 크리스마스 본문
확실히 영국에 있다보니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한국에 있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마치 한국의 구정 같은 느낌이 들정도입니다. 영국의 정간지인 더 타임즈도 일년 중 딱 하루 크리스마스에만 발행을 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언론들이 비판하기도 했지만, 영국의 대표적 백화점인 해롯에서는 이미 9월부터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상품을 팔기 시작했고 대다수의 대형 체인들도 11월쯤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습니다. 사람들도 아주 들뜬 분위기입니다. 영국은 참 카드문화가 발달된 것 같습니다. 카드 전문점이 있을 정도입니다. 카드 종류도 아주 다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카드값이 결코 싸지 않습니다. 가장 싼 것이 1.5파운드 정도이니 한화로 3천원이니까요. 평균적으로 카드 한 장에 4, 5천원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카드 덕분에 사람들은 카드 주고받는 것을 아주 즐겨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는 더 하지요. 카드가 어느 정도로 세밀하냐면,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여동생, 남동생 등등 각각의 가족을 위한 카드가 따로 나와있습니다. 심지어 사위와 며느리를 위한 카드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경영상 문제로 휘청휘청한 영국 우체국도 이번 12월 만큼은 길게 늘어선 사람들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논의되었던 우체국 민영화가 요즘 영국 산업의 최대 이슈입니다. 매년 엄청난 손실을 내고 있는 영국 우체국 주식의 33%를 네덜란드 기업 TNT에 팔 계획을 정부가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는 노조 중에서 우편노조가 아주 강력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보수당과 노조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첨예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전통을 사랑하는 영국인들인만큼 동네의 상징과 같던 우체국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요즘은 영국 사람 모두에게 경제 위기와 더불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12월 만큼은 모두가 활기차게 카드와 선물을 보내면서 분위기 전환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앞에서 말했지만, 영국의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의 구정과 비교될 만큼 큰 명절인 만큼 모든 가게가 문을 닫습니다. 우리나라와 상당히 대조되는 광경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럴 때 일수록 가게가 문을 열어서 매출을 높이는데 힘을 기울이는데, 영국의 가게는 문을 닫아 버립니다. 크리스마스 당일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곳은 동네마다 있는 펍(PUB, 선술집) 정도라고 합니다. 비단 크리스마스 뿐만이 아닙니다. 일요일에는 가게 문을 훨씬 일찍 닫고 공휴일에도 문을 닫는 가게가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이런 영국 사람들의 사고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서비스 산업이 발달된 나라라는 점에서 어느정도 수긍을 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게를 운영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나라다 보니까 그들이 쉬려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금융 산업으로 먹고 사는 영국인 만큼 휴일을 지키는 것은 더욱 철저합니다. 영국의 공휴일은 '뱅크 할러데이(Bank Holiday)'라고도 하는데, 말그대로 은행이 쉬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재밌게도 영국은 공휴일을 항상 월요일로 지정합니다. 즉 토일월 3일 연속 쉬라는 의미지요. 우리나라 처럼 공휴일이 일요일에 걸려서 생략하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예전에는 뱅크 할러데이에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지만 요즘은 은행만 빼고는 대개 가게들이 문을 엽니다. 하지만 뱅크 할러데이와는 다르게 날짜 그대로를 지키는 크리스마스에는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습니다. 재밌는 것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을 박싱데이(Boxing Day)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을 뜯어서 확인하는 날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되어야 겠지요? 그런데 만약 크리스마스가 토요일이라고 한다면 박싱데이는 일요일이 아니라 월요일로 바뀝니다. 일요일에 휴일이 묻혀 가는 꼴을 못 보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 같이 크리스마스가 목요일이나 혹은 월요일에 있는 경우가 최고의 휴일이라고 합니다. 토일까지 합쳐서 연달아 4일을 쉴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영국 최대의 휴일,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모든 기업들이 이 시즌을 매출 확대의 최대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일단 테스코와 아스다 같은 대형 마트들은 저렴한 가격을 모토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습니다. 한 상 푸짐하게 차려놓은 크리스마스 식탁이 단 돈 20파운드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책과 음반 광고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추천을 하면서 심지어 반 값에 책과 음반을 팔고 있습니다. 음반의 경우는 싱글이나 신곡 앨범 보다는 기존 유명곡들을 섞어서 파는 종합세트 같은 앨범이 인기입니다. 옷가게들 역시도 엄청난 세일을 시작했고, 유럽 최고의 세일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크리스마스 세일은 박싱데이 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아마 백화점들은 크리스마스에 문열어 놓고 상품 진열하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이와 더불어 많은 광고가 나오는 것이 게임기입니다. 위나 닌텐도DS, PSP, 엑스박스의 광고가 쉴새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위의 히트는 가히 기록적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건전한 게임 컨셉인 위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물건이 다 떨어져서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고 하네요. 이런 분위기 속에 소비가 진작되어서 영국의 소매금융이 숨통을 틔였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입니다. 영국 정부는 얼마전 부가가치세를 17.5%에서 15%로 1년간 낮추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소비가 위축되었다는 뜻이겠지요.
우리나라도 어렵다 어렵다 해도 구정이나 추석 때 만큼 온가족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덕담을 하지 않습니까? 영국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어제 대형 마트에 가보니 물건이 없어서 못 살 정도고, 가족 단위로 쇼핑을 나와서 크리스마스 준비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부터 약 4일간 가게가 문을 닫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까딱 잘못해서는 4일간 굶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크리스마스 음식이라고 한다면 민스 파이(Mince Pie)입니다. 파이 안에 달콤한 시럽이나 과일을 넣은 것인데, 엄청나게 답니다. 대개 유럽의 크리스마스 음식이 답니다. 얼마전에는 체코의 크리스마스 쿠키를 먹었는데 거의 설탕 덩어리였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특별한 날에 단 음식을 즐겨 먹는 것 같습니다. 대형 마트를 비롯해서 선물가게의 대표적인 선물 상품은 단연 초콜릿입니다. 온갖 종류의 브랜드들이 전시되어 있는 코너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이런 초콜릿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 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간 크리스마스가 되었습니다. BBC에서는 12시가 되자 영국 국교회의 크리스마스 특별 예배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많이 쇄락했다고 하는 영국이지만 영국 여왕이 국교회의 수장으로 여겨지는 나라인 만큼 이런 명절 때는 예배실황을 보여줍니다. 이 예배에 대한 정보는 듣지 못했지만 화면을 유심히 보니 다이애나 공주의 장례식이 열렸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예배당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엄숙한 가운데 진행되는 예배를 보고 있으니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영국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작년에는 대만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올해는 영국인데요, 뭐니뭐니 해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해야 합니다. 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늘 교회에서 부를 특별 찬양 연습을 하고 홈메이트와 함께 저녁을 먹은 뒤 노래를 부르면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습니다. 콩고와 짐바브웨에서는 기아에 허덕이고, 이른바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경제난으로 많이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 영국의 한 따뜻한 플랫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야 할 일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2009년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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