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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BigGun 2008. 5. 10. 01:49
요즘 광우병으로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다. 외국에 있지만 한국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모든 메인 기사가 광우병에 관한 것이다. 광우병... 에이즈와 더불어 인류가 만들어 낸 최악의 병이라고 생각한다. 소에게 죽은 소 사료를 주면서 발생한 것이 광우병이다. 미친소병. 사람한테 사람 뼈로 만든 식량을 공급한다고 상상만 해도 치가 떨리는데 그런 짓을 해서 사단을 일으킨 것이다. 광우병에 대한 공포는 비단 올해 뿐만이 아니라 몇 년전에도 한 번 크게 일어났다. 그 근원지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영국. 한동안 영국은 여행 기피국가가 되었었고 영국산 소고기는 자취를 감췄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는 광우병으로 난리가 났는데 광우병 근원지 영국에서는 슈퍼에 외국산이 아닌 자국산 소고기를 고집하는 소비자들 때문에 영국산 고기만 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광우병이 정말 심각한 병이고, 더 문제는 이 병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한다. 병에 걸렸는지 안걸렸는지도 모르는 애매한 상황. 아마도 드라마 "뉴하트"에서 에이즈 환자의 피를 뒤집어 쓴 두 의사의 의기소침한 모습이 연상된다고나 할까. 하지만 요즘 광우병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정말 이상할 정도이다. 사실 "국민들의 반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가 두렵다. 국민이라하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국민 대다수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정말 조심스럽지만 이번 광우병에 대한 반응은 일부 집단에 의한 움직이라고 생각된다.

    몇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장갑차 사건. 그 당시 정부와 미군의 대처에는 미심적은 부분이 있었고 현명한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을 다 감안한다고 해도 엄청난 정말 놀라울만큼 이상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 때 부터 시작된 촛불집회. 많은 사람들이 죽은 소녀들을 추모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지만 집회의 성격은 그렇지 않았다. 집회는 철저하게 정치적인 목적으로 결성되었고 그 배후 세력은 다 알만한 집단이다.

    지금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좌익 세력들은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바껴서 좌익들의 선동에 사람들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파업을 하려고 해도 예전 같지가 않다. 예전에는 중앙 집행부에서 파업하자고 하면 우루루 파업하는 분위기였지만 요즘은 꿈쩍도 안한다. 파업 동의 투표를 해도 투표 자체를 하려는 사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좌익 세력들에게는 건수가 필요하다. 확실한 건수. 우익 성향의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논리정연한 공격 카드가 필요했다. 이번 정부는 완벽한 경제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10년간 좌익 정부를 경험했던 국민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움직임을 불안해 했던 국민들은 그들이 우익이라서 불안해 했던 것이 아니다. 변화 자체에 불안함을 느꼈던 것이다. 이번도 동일하다 이번 정부의 움직임에도 동일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경제를 강조하고 일자리를 창조하겠다는 정부의 모토는 강력한 믿음을 준다. 최소한 밥 굶게는 안하겠다는 말 아닌가. 그래서 좌익 세력은 정말 더 힘들어졌다. 공격거리가 없다. 그런데 광우병. 얼마나 확실하고 완벽한 공격 카드인가. 웰빙 시대에 건강과 관련된 이슈는 모든 국민들의 관심을 모을 수가 있다. 건강에 좋다면 살아있는 곰의 담에 빨대를 꽂아서 먹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게다가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들의 건강을 볼모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매력적인 소재인가. 이것은 다빈치 코드 이상의 음모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광우병은 나도 두렵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는 쉽게 그것을 망각한다. 얼마전에는 광우병에 대해 불안해 했던 정부가 이제 태도를 바꿔서 미국소를 옹호한다고 비판한다. 왜 정부가 그래야만 할까. 정부에 있는 공무원들이 바보인가? 그들도 자식이 있고 그들도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고기를 즐겨먹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그것은 아주 간단한다. 거래다. 나는 참외를 재배해서 시장에 갖다 팔면서 수박을 사먹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수박 장수가 화가나서 참외를 안 사먹겠다고 하니까 욕을 한다. 바로 이런 상황이다. 미국은 우리나라 물건을 가져다 파는 엄청난 시장이다. 우리는 미국에 쌀을 팔지는 않지만 자동차, 반도체, 전자제품 등등을 가져다 판다. 그러면 미국도 뭘 팔고 싶지 않을까? 사기만 하면 돈은 어디서 나오냔 말이다. 수박 장수도 수박을 팔아야 참외를 사먹던지 포도를 사먹던지 할 거 아니냐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은 수박을 사먹으라는 것도 아니고 수박을 전시하겠다는데도 불만인 상황이다.

    툭까놓고 말해서 미국소 안 먹으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 농가를 아끼고 미국소가 불안하면 안 사먹으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다. 국산만 먹으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쌀 엄청 싸다. 한국쌀과 품질도 비슷하게 만들어낸다. 그런데도 한국쌀 고집하는 사람은 한국쌀만 먹는다. 미국쌀 안 먹는다. 그러면 미국이 항의할 수 있느냐. 그럴수는 없다. 선택은 국민의 자유이다. 마찬가지다. 삼성 핸드폰 미국에 수출했는데 미국 국민들이 모토로라가 좋다고 해서 삼성 안사도 뭐라 못한다. 그것도 미국 국민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 삼성 핸드폰을 전시하는 것 한국에 미국 소를 전시하는 것 이것은 철저한 거래의 문제다.

    이게 바로 FTA이다. FTA는 좌익 정부 성향이었던 노 전 대통령 때 부터 준비한 것이다. 그들이 아무리 좌익 성향이었다 하더라도 FTA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우리나라 같이 수출 수입으로 돈 벌어 먹는 나라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래서 FTA를 체결했고, 서서히 추진하고 있다. FTA하면 우리만 손해냐? 그것도 아니다. 미국도 손해다. 그러면 왜 거래를 하느냐? 양쪽다 얻는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익을 얻는 집단이 서로 반대라는 것이다. 우리가 미국쌀 수입하면 미국 농가를 박수를 치겠지만 한국 농가는 힘들어진다. 반면에 우리가 핸드폰 수출하면 모토로라는 죽을 맛이다.

    FTA는 미국하고 제일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칠레와 시작을 했다. 그런데 그 때 이정도로 반대했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리 머리속에서 칠레는 못사는 나라고 그걸 체결해도 큰 문제 없겠다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마치 중학생이 초등학생들하고 싸우다가 이웃 중학교 혹은 고등학생을 만난 격이다. 그렇다면 칠레는 바보인가? 그렇지 않다. 그들도 얻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와 체결한 것이다.

    이런 반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소가 싼데, 양심불량 제조업자들이 미국소를 이용하지 않을까. 그러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문제다. 분명히 가능한 반론이다. 한 때 만두파동을 생각해보자. 소비자 생각은 전혀 없이 썩은 무로 음식을 만든 사람이 한국에는 많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 관리의 문제이다. 겉에는 한국소를 썼다고 써놓고 속은 싼 미국소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었다고 하면 이 사람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얘기 했지만 미국소가 불안하면 한국소를 먹으며 된다. 다만 속여서 파는 사람은 가차없이 처벌을 해야 한다. 중국은 음식 가지고 장난치면 공개 사형이다.

    그렇다면 왜 대한미국의 미래가 걱정스럽다라고 제목을 썼을까. 그것은 사람들이 자기 주장, 자기 논리도 없이 월드컵 때 처럼 우루루 몰려다니기 때문이다. 촛불시위 좋다. 그런데 촛불시위 나온 사람들 중에 얼만큼은 분명하게 광우병에 대한 논리를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 시위에 참가하는 대부분은 중고등 학생이라고 하는데 이건 뭐 월드컵 때 수업 끝나면 전교생이 광장에 몰려가서 대한민국 외치는 꼴이다. 시위에 나온 청소년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광우병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보고, 주변의 소문을 듣고 웅성웅성 하는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가끔씩 참 어리석을 때가 있다. 정부만 언론조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늘날은 충분히 반정부 세력도 언론조작을 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같은 생각을 하는 500명만 있어도 마치 전국민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 500명이 5천만의 여론을 만들어 내는 세상이 오늘이다. 인터넷 정액제, 대우조선매각 등등 어처구니 없는 루머가 떠도는 지금. 이런 주장에 쉽사리 휩쓸리며 광장으로 나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바라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잠시 한 달 전으로 돌아가자. 촛불 시위에 수 만명, 인터넷 투표에 수백만명씩 참여했다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는데 정작 한 달 전 총선 때 투표율은 채 60%가 되지 않았다. 뽑을 사람이 없다고? 그런 변명은 이제 그만 집어치우자.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오늘날 정치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정부에 항의를 하는데 그 속을 보면 다 이익 챙기기이다. 노점상들이 단체를 만들어 지자체의 횡포를 공격하지만 정작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노점상이 아니라 어렵게 점포를 장만해서 월세 내며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세금 한 푼 안내면서 길거리에서 장사하고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지자체가 이들을 철수 시키려고 하면 약자 탄압이라면서 떠들어 댄다. 그런데 사람들은 노점상 연합이 불쌍하다며 동정을 한다. 가장 동정을 하는 세력은 떡볶기 튀김 장사한테 간식을 사먹는 중고등학생들이다. 그들은 노점상들이 서명을 요청하면 마치 자기 일인냥 서명지를 가져다가 친구들 서명까지 받아준다. 요즘 광우병 파동을 보니까 노점상 연합이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아! 대한민국. 언제야 세계 5위권의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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