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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Story

[본머스 칼럼] 내가 직접 차린 최고의 성찬

BigGun 2008. 5. 6. 02:51
한국을 떠난지 어언 한 달째.

    영국에서 10개월을 산다고 결심했을 때 한국 음식에 대한 미련은 없으리라 장담했건만 25년간 길들여져온 입맛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았고 그냥 참아가면서 살아왔다. 매일 아침 토스트와 콘프러스트, 점심은 샌드위치, 저녁은 스파케티나 치킨 요리를 먹으면서 먹는 것은 그냥 살기위한 행동이라며 위안하곤 했다. 하지만 4주만에 집을 옮기고 나니 요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게다가 집 바로 밑은 한국 음식을 파는 식료품점이다. 오늘 큰 마음 먹고 가게에 갔는데 완전 감동의 연속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왠만한 한국 음식이 나를 가져가셔요 하면서 전시되어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 고르고 싶었지만 정말 정말 인내해서 몇 가지만 샀다.

    농협김치, 짜짜로니, 밀키스. 한국에서는 정말 흔하디 흔한 음식이건만 이것들을 먹을 때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테스코에서 산 칠리소스 닭 요리까지 곁들이니 훌륭한 성찬이 되었다. 휴일 저녁의 성찬. 한국의 미식가들은 이 음식을 쓰레기라 할지 몰라도 나에겐 최고의 저녁이었다.

최고의 성찬

이 음식을 차리기 위한 재료값. 짜짜로니 1000원, 밀키스 1200원, 치킨요리 3000원, 김치 500원 = 5700원. 김치는 500g에 5000원 정도이다. 외국이다 보니 짜장 라면 하나 먹는데도 많은 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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